이 블로그는
건강문제와 여러 어려움으로 일상이 무너진 50대 다문화다자녀 가장이
다시 일상을 회복하려고 남기는 기록입니다.
꾸밈없는 글이라 불편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정보가
누군가에게는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같이 힘을 내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2025년 12월 27일.
달력을 보니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남들에게는 평범하게 흘러갔을지 모를 1년이지만, 저에게 2025년은 생애 가장 길고도 고단했던, 하지만 기적처럼 버텨낸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4월 중순, 저는 모든 것이 망가진 상태로 필리핀 생활을 정리하고 가족들을 데리고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한국으로 가족을 데려오기까지 2년이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제 몸은 이미 중증 우울증으로 마음이 갉아먹힌 상태였고, 양쪽 무릎 연골판을 제거해 계단을 걷는 것조차 힘들었으며, 협심증 스텐트 시술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가장으로서 건장하게 가족을 지켜야 할 몸이, 오히려 짐이 된 것만 같아 괴로웠습니다.
우리는 다문화 가정입니다. 사랑하는 필리핀 아내와 네 명의 아이들. 한국으로 오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인 큰아들은 학업 문제로 데려올 수 없어, 필리핀 아내 친구 집에 하숙을 시키고 홀로 두고 와야 했습니다. 밥은 잘 먹고 있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어긋나지는 않는지...매일 밤 아들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 와중에도 생명은 찾아왔습니다. 한국에 온 지 한 달 만인 5월 하순, 막내가 무사히 태어났습니다. 그 작은 생명이 숨 쉬는 것을 보며 저는 다시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았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는 8월부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낯선 환경, 서툰 언어 속에서도 씩씩하게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짠합니다. 하지만 아직 두 돌이 안 된 셋째는 최근 발달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비로서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지, 막막함이 앞을 가리기도 합니다.
올해는 정말 '살아남는 것'만이 목표였습니다. 다행히 정부의 지원 덕분에 최악의 상황은 면하고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벼랑 끝에서 잡은 그 손길이 아니었다면, 우리 가족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하기도 두렵습니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제 건강은 온전치 않고, 경제적 자립은 아직 요원하며,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걱정도 큽니다.
하지만 해가 저무는 오늘, 저는 새로운 시작을 기약하며 이 블로그를 엽니다. 이곳은 제가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기록이자, 무너진 가장이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담는 일기장이 될 것입니다.
비록 느리고 서툴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내딛는 저의 이야기를 이곳에 남겨보려 합니다. 2026년에는 부디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해진 제가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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