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치유 일기

나란 사람은 누구인가?

sognatori2025 2026. 3. 18. 22:37

오늘 오전 아내가 일어난지 얼마 안돼서 또 나에게 짜증을 심하게 냈다.

아내가 일어나기 전 내가 잔 거실을 정리해 놓고, 부엌에 그릇들(내가 먹은 그릇은 없다)을 정리해 놨지만,

이번엔 냉장고 안에 있는 음식들을 가지고 나한테 화를 냈다.

 

내가 장을 다 보고, 일주일의 절반이상은 내가 음식을 만들든 주문을 해주든 식사를 책임진다.

난 다이어트 하느라 먹지도 못한다. 내 다이어트 음식은 별도로 준비한다.

 

계속해서 나한테 이어지는 감정의 배설에 내 감정도 폭발했다.

아내의 한국어 수업시간이 돼서 선생님이 오셨지만 이번엔 아이들을 돌보지 않고, 뒷방문을 잠그고, 이어폰을 꽃고 감정의 파도를 진정시키는데 심력을 쏟았다.나쁜 남편이자 아빠가 되었다.

 

계속 불만을 쏟으니 나도 배려하기가 싫어졌다.

 

입맛이 없어 11시에 먹어야 하는 점심을 3시에나 챙겨 먹게 되었다.

매운게 먹고 싶었다.

내가 직접 만든 수제소세지에 불닭볶음면을 함께 먹었다.

 

나가려고 하다 비가 와서 들어왔는데 우편물이 와있다.

근로능력판정 신청 서류가 왔다. 금년 4/12일까지 하기와 같이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 근로능력팡가 신청서 
  • 의료기관에서 발급한 근로능력평가용 진단서
  • 최근 3개월분의 진료기록지 사본
  • 복용중인 약물이 있는 경우 약물처방지, 투약기록지(약물명, 용량, 투여일수 등)
  • 평가 부위와 관련된 수술이력 

진단서 받아 논게 있는데 근로능력평가용 진단서를 받아야 해서 다시 병원에 가서 발급 받아야 한다.

우울증만 받을지, 협심증 스텐트 시술내역과, 양 무릎 연골판 제거 수술 이력등을 다 받을지 모르겠다.

위에 열거한 병원만 해도 4군데를 들려야 한다.

 

관련 서류를 검토 하는데

4시 정도쯤 이었던 것 같은데 밀알재단에서 연락이 왔다.

지원대상에 선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둘째는 이제 몇달뒤에 추가 교정치료를 해야 한다고 하고, 셋째는 당장 추가 치료가 필요하지만 진행 할 수가 없다.

4월달에는 큰아들의 학자금을 보내야 한다. 금년만 버티면 한국으로 데려 올 수 있으니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하지만 너무 힘겹다. 

불현듯 죽고 싶다는 충동이 올라온다.

 

벗어나고 싶다. 사라지고 싶다...

 

몸에 오한이 나서 쟈켓을 걸치고 쇼파에 누워있다가 계속 부정적인 생각이 떠올라서 밖으로 나왔다.

우울증이 심해질땐 가족들의 대화 소리도 자극이 된다.

 

차를 타면 나를 통제 못할 것 같아, 그냥 정처없이 계속 걸었다.

걷는 도중에 왠지 눈물이 났다.

 

중간중간 계속 부정적인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도 계속 빠르게 걸으면서 생각을 떨쳐버렸다.

 

집에 돌아오니 8,500보가 넘어갔고, 활동 목표량을 가뿐히 넘겼다.

 

중증 우울증에, 협심증, 양무릎 연골판이 없는데다, 허리에 퇴행성 관절염, 목디스크, 전립선 비대증에 원인모를 방광염까지 종합병동인 내가 이런 저런 짐을 짊어지고 계속 버티고 있는게 한편으론 신기하다.

 

내가 먹는 약이 일반인이 먹으면 위험하다고 한다. 그런 약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다 챙기고 있는 난 어떤 사람일까?

아내가 말하는 것처럼 능력없고 책임감 없는 가장일까? 주변 사람들이 생각하는 루저일까?

 

내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계속 기록을 남기며 나를 움켜잡고 있다.

언젠가는 한편으로 몸과 마음이 온전히 치유되길 희망하며 버티고 있지만 한계를 느끼곤 한다.

그래서 좀 더 절박하게 기록을 남긴다.

 

이 기록이 계속 이어 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